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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보바리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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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보바리

을유문화사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은이), 진인혜 (옮긴이)

202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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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목차
『마담 보바리』는 완벽함을 가지고 있다.
작품 속의 한 요소가 아니라 그 안에서 스스로 존재하는 듯한 완벽함.
- 헨리 제임스

영혼과 욕망의 형태까지 그려 낸
프랑스 리얼리즘 문학의 정점


학교 졸업 후 시골 집에서 지내며 따분한 생활에 환멸을 느끼던 에마는 자주 방문하던 샤를에게 이끌려 결혼했으나, 자신이 꿈꿔온 것과 다른 생활에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고 남편에게서 따분함을 느낀다. 에마는 모든 것에 박식하고 다양한 활동에 뛰어나며 정열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세련된 생활을 하면서 자신을 이끌어 주는 남자를 꿈꾸었으나 샤를은 가르쳐 주는 것도 아는 것도 바라는 것도 없었다. 권태에 빠진 에마의 신경질환이 심해지자 샤를은 뇌샤텔 지역의 용빌 라베이로 이사한다. 그곳에서 화려한 삶에 눈뜬 에마는 또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종교적인 도덕과 미풍양속을 위반했다는 죄목으로 고소당해 법정에 섰던 문제작이자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플로베르라는 이름을 세상에 알린 출세작. 그러나 이 작품의 위상은 작은 스캔들로는 설명할 수 없다. 완벽한 문장을 쓰고자 강박적인 태도를 견지하던 플로베르는 시골 생활의 평범한 요소를 정확하게 묘사하기 위해 5년 동안 관찰과 수정을 거듭했고, 그 결과 탄생한 『마담 보바리』는 프랑스 사실주의 문학이 거둔 최고의 성과로 꼽힌다.
플로베르는 불륜을 저지른 에마의 이야기를 통해 간음을 비난하지 않으며, 반대로 그에 대한 이해와 동정을 구하지도 않는다. 그는 이기적이고도 지리멸렬한 세상 속에서 스스로의 욕망에 질식한 한 인간의 삶을 냉철하게 관찰한 다음, 그 냉혹한 운명을 누구보다 아름다운 문장으로 풀어냈다. 결혼 생활의 권태, 현실과 이상의 간극, 환멸, 사랑에 대한 환상과 영원한 불만족 등 인간의 보편적인 심리와 욕망을 증류시켜 시에 가까운 순수한 언어로 표현한 플로베르의 성취는 두 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독보적인 것으로 꼽힌다.

작품 전체를 완벽한 문장으로 채우겠다는 야심

『마담 보바리』를 둘러싼 스캔들은 문학사의 유명한 사건 중 하나다. 이 소설을 발표한 플로베르가 도덕과 미풍양속을 해쳤다는 명목으로 고소당해 법정에 섰기 때문이다. 결혼한 여자가 다른 남자를 사랑하고, 그런 불륜으로 인해 엄청난 빚을 진 뒤 감당하지 못한 채 음독자살하는 이야기는 분명 보편적인 삶과는 거리가 있다. 그러나 플로베르는 이처럼 자극적인 스토리를 냉혹하리만치 간결하게 서술한다. 과잉이나 빗나감이 없는 ‘완벽한 표현’을 달성하기 위해 플로베르는 4년 반 동안 세상을 거듭 관찰하며 문장을 손봤고, 그 결과 탄생한 『마담 보바리』는 프랑스, 아니 세계 문학사를 통틀어 결혼 생활의 권태, 현실과 이상의 간극, 사랑에 대한 환상과 영원한 불만족 등 다양한 인간 심리를 가장 효율적이고 적확하게 묘사한 사례로 꼽힌다.
현실을 적확하게 묘사한다는 측면에서 플로베르는 사실주의 문학의 대표 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의 작품 세계는 하나의 계열로 분류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하고 풍부한 성격을 보여 준다. 특히 19세기 중반 프랑스의 정치적 격변 와중에 생겨난 사실주의가 예술보다 정치적인 요구에 더 부합하는 경향을 보이자, 플로베르는 이런 사실주의의 편협함에서 벗어나고자 현실의 단편을 사실적으로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단어 하나하나를 세공품처럼 다듬었다.
작가의 시점 역시 인상적이다. 플로베르는 불륜을 저지른 에마의 이야기를 통해 간음을 비난하지 않으며, 반대로 그에 대한 이해와 동정을 구하지도 않는다. 그는 이기적이고도 지리멸렬한 세상 속에서 스스로의 욕망에 질식한 한 인간의 삶을 냉철하게 관찰할 뿐이다. 작가의 감정이나 판단을 배제한 채 수려한 문체로 현실의 단편을 객관적으로 재현한 그의 작품에는, 따라서 주제의식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모든 현상이 그저 그곳에 있을 뿐이다. 이러한 플로베르의 엄밀한 시선에 감탄했던 초현실주의 화가 조르조 데 키리코는 『마담 보바리』를 ‘작가의 시점이라는 측면에서 역사상 가장 완벽한 소설’이라고 평했다.

하드보일드를 연상케 하는 플로베르의 문장을
간결하고 속도감 있게 번역한 한국어판


문체의 힘을 인식하고 문장 하나하나에 시를 쓰듯이 심혈을 기울인 플로베르는 『마담 보바리』를 탁월한 장면 묘사로 가득 채운다. 로돌프와 에마의 밀회 장면(2부 9~12장)을 비롯해 진실되고 세심한 시골 묘사로 평가받는 결혼식 장면(1부 4장), 모든 주요 인물의 상호작용과 마을 묘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용빌의 여관 장면(2부 2 장) 등 플로베르가 현실의 핵심만을 포착해 정확한 단어로 표현하는 순간은 거의 과학적인 우아함을 띠고 있다. 20세기의 대표 작가인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와 밀란 쿤데라는 높은 효율과 빠른 속도감을 자랑하는 『마담 보바리』의 문장이 시에 가깝다며 감탄하기도 했다. 이 우아하고도 냉철한 산문은 20세기에 출현한 하드보일드 계열의 거장들이 다다르기 원했던 경지였다.
을유세계문학전집의 『마담 보바리』를 번역한 진인혜 교수는 플로베르의 문장이 지닌 아름다움의 원천인 ‘간결함’을 살리고자 노력했다. 프랑스 문학이라고 하면 관습적으로 떠올리는 낭만성보다는 작가 특유의 정확하고 냉철한 표현에 담긴 우아함에 주목한 것이다. 플로베르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출간한 이번 한국어판은 플로베르의 서사가 가진 특별한 힘을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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